프로그래밍/개발

[개발] 2024 카카오 겨울 인턴쉽 + 전환 후기

riroan 2024. 4. 19. 22:34

최근 블로그를 방치한 감이 있긴 한데 인턴 때문에 신경을 쓰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꽤 오래전부터 후기를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미루고 미루다 지금에서야 쓰게 되었다. 이미지들은 거의 다 사라지고 글만으로라도 후기를 남겨보려고 한다.

면접이나 인턴 생활 관련해서 "써도 되나?"싶은 내용은 모두 빼고 작성해서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카카오 인턴쉽 지원

카카오에서 2024 테크 인턴쉽을 모집한다고 해서 지원을 하게 되었다. 지원을 하게 된 동기는 크게 3가지이다.

  • 카카오에서 일하는 방식을 알고 싶었다.
  • 트래픽이든 리소스든 큰 규모를 다뤄보는 개발을 하고 싶었다.
  • 주니어인 나의 성장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경험은 어디가서 쉽게 하지 못하는 경험이기 때문에 지원을 결심하게 되었다. 카카오 지원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2023년도 블라인드 채용에도 지원하긴 했는데 ICPC 예선과 2차 코딩테스트 일정이 겹치기 때문에 ICPC를 선택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카카오 지원은 미래에도 가능하지만 ICPC는 인생에서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서류와 코딩테스트

카카오 겨울 인턴쉽은 지원만 하면 모두에게 코딩테스트 응시 기회가 부여된다. 코딩테스트 문제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총 알고리즘 5문제를 5시간동안 해결하는 테스트였다. 프로그래머스에서 과거 인턴 코테 문제를 좀 풀어봤는데 어려웠다고 느꼈는데 다행히 올해 코테는 쉬웠던 것 같다. 4번까지 해결하는데 1시간, 5번 문제에 1시간 걸려서 총 2시간정도 걸린 것 같다. 마지막 문제를 해결할 때 수학문제인줄 알고 삽질하다가 마지막에 DP가 보여서 무사히 해결 할 수 있었다. DP에 가장 약한데 어려운 문제로 나와서 당황했지만 해결해서 다행이었다. 가장 어려운게 골드 중반이라고 느꼈고 코드포스 블루정도면 어렵지 않게 모두 해결할 수 있을만한 난이도였다. 여담으로 면접때 면접관 중 한 분이 5번에서 수많은 제출을 내며 삽질한 내역을 확인하시고 언급했던 기억이 있다 ㅋㅋ

 

지금까지 알고리즘 내실을 쌓아온 게 있다보니 기업에 지원하면서 코딩테스트로 떨어질거란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이번 전형은 코딩테스트 + 서류를 함께 보게 된다. 나의 서류 내용은 이 사이트에 있는 내용 위주로 담았다. 자기소개서는 4문항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했던 것, 배운 점, 회고 위주로 작성했던 것 같다. 확실히 최소한의 정보만 입력하는 블라인드 채용과 다르게 학력부터 자기소개서까지 작성해야 할 것이 많았다.

 

무사히 서류와 코딩테스트 단계는 합격할 수 있었다.

 

1차 면접

이제 면접 일정이 잡히고 면접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파이썬을 써 왔지만 카카오 서버 개발할 때는 자바/코틀린을 많이 사용한다고 들어서 자바/코틀린, 스프링에 대한 학습을 가볍게 진행했다. 인프런의 가장 유명한 분의 강의를 들으며 준비했던 것 같다. 그리고 졸업한지 꽤 돼서 잊어버린 CS지식도 가볍게 되새겼다. 특히 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서 깊게 학습했다.

 

면접날이 되면 판교에 있는 카카오 아지트로 가게 된다. 복장은 따로 언급이 없어서 무난하게 니트와 코트를 입고 갔다. 판교는 살면서 처음 간 곳이었는데 높은 건물이 많고 회사들이 몰려있어서 길을 잃기 쉽다. 여유롭게 30분전에 도착하게 되어 10분정도 길을 찾은 뒤 무사히 면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면접장에 도착하면 가슴에 이름을 나타내는 스티커를 받게 된다. (이때 면접본다는 느낌이 생생하게 든다.) 그 후에 단체 대기실에서 다같이 대기하다가 개인 대기실로 이동하여 거울을 보며 마지막 준비를 할 수 있다. 시간이 되면 안내에 따라 면접실 앞으로 이동하게 되고 직접 문을 열고 들어간다.

 

면접 질문은 "A는 무엇인가요?"같은 형태로 개념을 묻는 질문 위주로 나왔다. 면접 준비하면서 대비를 하긴 했지만 학교에서 배운 대부분의 CS지식이 사라졌다보니 대답하지 못한 것도 많이 있었다. 그렇게 개념을 묻는 질문이 지나면 해당 개념에 대해 심화된 내용을 받게 되는데 그럴 때는 정답이 아니더라도 나의 생각을 말하면서 면접을 이어나갔다. 또한 1차면접에서 기술질문 뿐만 아니라 간단한 인성질문도 받았다. 개인적으로 정답이 어느정도 정해져 있는 기술질문과 달리 정답이 없는 인성질문을 더 어려워했던 것 같다..

 

인턴생활

1차면접에 합격하게 되면 바로 인턴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합격발표와 입사 일정이 거의 2주정도로 짧기 때문에 입사 준비를 촉박하게 해야한다. 합격발표를 받게 되면 카카오에서 사용할 영어 닉네임을 정해야 하는데 나는 이전 회사에서도 사용한 raon으로 했다. 그냥 이름짓기 어려워서 아이디인 riroan에서 ri를 빼고 애너그램해서 만든 것 ㅋㅋ;;

 

첫 주는 공통 온보딩을 하게 되어 같이 입사한 인턴 동기들을 만나서 인사하고 카카오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첫 날부터 많은 굿즈와 선물들을 받아 두 손 가득히 집에 돌아가게 되었다.

 

2주차부터는 부서로 가서 과제를 안내받고 시작하게 된다. 면접으로 들어오신 분들이 에스코트해주며 부서로 들어가게 된다. 기존에 존재하던 코드를 개선하는 것이 아닌 밑바닥부터 새로 구현해나가는 과제여서 개인적으로 더 좋았던 것 같다. 하다가 막히는 부분은 멘토들에게 질문하며 해결해나갔고 PR 리뷰를 받으면서 개선해나갔다. 이런 과정에서 부서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나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좋은 코드에 대해 알게되어 시야가 넓어진 느낌을 받았다.

 

과제 얘기는 이쯤 하고.. 인턴이 2명씩 배치된 부서도 있었지만 나는 혼자 배치받아 인턴 과제를 수행하게 되었다. 이게 장단점이 각각 존재했는데 우선 장점으로는 멘토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ㅎㅎ..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나 친절하게 답해주시고 커피도 많이 사주셨다. 그리고 경쟁심?같은 부담이 덜하다. 인턴으로 생활하다보니 동기가 나보다 더 잘하면 걱정되고 그럴 것 같았는데 혼자 생활하니 비교적 편하게 지냈던 것 같다.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는 법! 같은 부서에 인턴 동기가 없어 외로운게 컸다 ㅠㅠ 물론 회사에 들어가면 동기가 없을 수 있지만 다른 부서는 동기가 있는 걸 보고 상대적으로 더 외롭다고 느낀 것 같다. 그래서 같은 층의 다른 팀 동기들과 친해지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그리고 좋았던 점은 인턴에게도 정규직에 준하는 복지를 받게 된다. 복지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나에게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복지들이다! 최대한 모든 복지를 사용해보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대부분의 복지를 누릴 수 있었다. 덕분에 인턴기간동안 정말 애사심이 넘쳤다.

 

2차 면접

팀원들 앞에서 많은 연습을 하고 동기들과도 많은 연습을 한 끝에 2차면접을 가게 되었다. 퇴사하고 일반인 신분으로 다시 회사에 찾게 되니 기분이 오묘했다. 면접시간보다 1시간정도 일찍 도착해서 늘 걷던 산책로를 몇바퀴 돌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이 때까지만해도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솟구쳤다. 2차 면접을 본다고 수능때도 안먹어본 우황청심원을 처음 먹어봤다. 이제 면접시간이 다가오고 1차 면접과 같은 방식으로 면접 대기실에 대기했는데 이 때부터 심장이 빨리 뛰게 되며 긴장되기 시작했다. 1차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되면 직접 노크하고 들어가는 형식이다.

 

준비한대로 인턴기간동안 수행한 과제에 대해서는 잘 발표했고 몇 가지 자명한/비자명한 질문들을 받게 된다. 기술:인성이 약 1:9정도로 이루어진 것 같다. 한 번 대답을 잘못하고 면접 들어오신 분들 표정이 어두워진 것을 느껴서 더 큰 압박감을 느끼게 된 것같다;; 그래도 가장 높으셨던(?) 분이 재밌는 농담으로 긴장도 풀어주시고 해서 겨우 끝까지 마칠 수 있었다. 면접을 많이 망쳤다는 느낌을 받아 한동안 우울했다. 우황청심원은 큰 도움이 안됐던 것 같다. ㅋㅋ

 

면접 결과는 공지했던 날보다 하루 일찍 나왔는데 합격이라고 써있어서 완전 놀랐다. 또 MBTI가 N이라서 전산오류난 건 아닌지, 담당자의 실수로 잘못 공지된건 아닌지 한참동안 별 걱정을 다 했지만 거듭 합격자 메일을 받고 입사 확정까지 찍고 나니 확실히 합격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나도 카카오 크루가 되었다!

 

마무리

이번 인턴을 진행하면서 인턴을 하면서 같은 대학나온 사람과 소마 동기를 만나게 되었는데 개발자 바닥이 정말 좁다는 것을 느꼈다. 다른 개발자 지망하시는 분들도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잘 대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정직원으로서 업무를 진행할텐데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성장하고 노력해야겠다.